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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일상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 영원한 사랑과 아름다운 이별의 이야기

by 경청 2024.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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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76년간을 연애하듯 함께 살아온 두 사람,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강계열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평생을 함께 보낸 이들 노부부의 깊고 순수한 사랑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으며, 2014년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고, 2015년 산타바바라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단순히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삶의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탐구합니다.

백발의 연인들이 전하는 감동 – 신혼부부 못지않은 달콤한 순간들

강원도 횡성의 고즈넉한 시골 마을, 그곳에서 마치 신혼부부처럼 매일을 함께 나누는 백발의 두 사람. 이들 부부는 어디를 가든 손을 꼭 잡고, 알록달록한 커플 한복을 입은 채 천천히 걸어갑니다. 봄이 오면 서로의 머리에 꽃을 꽂아주고, 여름이면 계곡에서 물장구를 치며 한껏 웃음을 터뜨리며 놉니다. 가을이면 떨어지는 낙엽을 던지며 장난을 치고, 겨울에는 눈싸움을 즐기며 마치 어린 연인처럼 서로에게 장난을 칩니다. 그들의 손길은 언제나 따뜻하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속에는 한평생의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위해 한밤중에도 함께 화장실에 동행하고, 할머니의 두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정선 아리랑을 크게 부르며 안심시킵니다. 이들의 일상은 신혼부부의 달콤함 그 자체로, 매 순간이 사랑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통해 관객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어떻게 매일을 빛나게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마치 영화 속에서 시간도 멈춘 듯, 이들은 오직 서로에게만 집중하며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에 행복을 느낍니다.

가장 아름다운 이별, 그리움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힘

이들의 사랑은 그저 달콤함에 머물지 않습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깊이를 더하며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합니다. 이들 부부는 진심 어린 말로 “사랑해요”, “고마워요”를 자주 나눕니다. 이러한 작은 표현들은 이들에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며, 매 순간을 더욱 소중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어느 날, 그 사랑의 일상에 예기치 못한 슬픔이 찾아옵니다. 할아버지가 아끼던 반려견 ‘꼬마’가 세상을 떠나면서, 할아버지의 건강도 조금씩 쇠약해지기 시작합니다. 혼자 남은 강아지와 같은 처지로, 할머니는 다가올 이별의 순간을 준비합니다.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없고, 집 앞 강물처럼 유유히 흘러갑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할아버지요, 먼저 가시게 되면 좋은 곳에 자리 잡아두고 얼른 나 데리러 와요. 나만 오래 두지 말고…” 이 속삭임 속에는 이승을 넘어 저승에서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는 진정한 사랑의 깊은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소박한 일상이 선사하는 향수와 그리움

영화는 1년 4개월 동안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고시리에서 두 사람의 일상과 아름다운 자연을 담아냈습니다. 매년 계절이 바뀌는 모습 속에서, 이들 부부의 소박한 삶은 언제나 변함이 없습니다. 봄이면 함께 산나물을 캐고, 여름이면 바람이 부는 툇마루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가을이면 낙엽을 함께 쓸어 담으며, 겨울에는 눈싸움을 하며 서로를 위해 온기를 나눕니다. 할아버지는 때때로 마당의 작은 의자에 앉아 강아지 ‘꼬마’와 ‘공순이’를 무릎에 올려두고 햇살 아래서 조용히 시간을 보냅니다. 그 옆에서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이들의 삶은 고향을 떠난 이들이 간직한 그리움과 향수를 자극하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잊혀졌던 소박한 행복을 떠올리게 합니다.

부부의 삶은 단순히 고된 시골 생활이 아닌, 서로에게 의지하며 작은 행복을 쌓아가는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줍니다. 이들의 집 아궁이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장작불, 그리고 가마솥에서 끓어오르는 하얀 김은 우리가 잊고 지내던 옛 시절의 정겨움을 다시금 느끼게 합니다. 따스한 화롯가에서 옥수수를 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마치 고향의 품속에 안긴 듯한 포근함을 전달합니다.

사랑과 이별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주는 다큐멘터리

이 작품은 단순한 영화가 아닙니다. 조재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 작품에 대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떻게 사랑하고, 또 어떻게 이별을 맞이할 것인가를 일깨워주는 귀한 작품”이라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과 삶을 통해, 우리는 사랑의 깊이와 참된 의미, 그리고 이별의 아픔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을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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