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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환경 돌아보기/수질오염 水質汚染

신사의 나라 똥물범벅, 템즈강

by 경청 2024.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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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스강(Thames River)은 영국 잉글랜드 남부에 위치한 중요한 강으로, 옥스퍼드와 레딩을 거쳐 영국의 수도인 런던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지르며 북해로 흘러갑니다. 길이 334km, 유역 면적 13,400km²로 잉글랜드에서 가장 길고, 영국 전체에서는 두 번째로 긴 강입니다. 강의 발원지는 켐블(Kemble)이라는 마을 근처의 작은 언덕이며, 이곳은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그 가치를 보호받고 있습니다. 템스강의 어원은 웨일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어둡다"는 뜻을 가진 단어에서 파생되었습니다.

지리적 특징 및 용도

템스강은 상류부터 하류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상류 지역에서는 요트와 보트 놀이가 활발히 이루어지며, 런던을 포함한 여러 지역의 상수도원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강변에는 수십 개의 다리가 놓여 있어 도시 교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특히 런던 시내의 런던 브리지, 타워 브리지, 워털루교 등이 대표적입니다. 강 아래로는 수많은 터널이 지나가며, 이는 런던의 복잡한 교통망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템스강은 조수의 영향을 받아 밀물과 썰물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강입니다. 강 하류에서는 바다와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밀물 시에는 바다 물고기들이 강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대형 항해용 선박들이 강을 타고 상류까지 진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런던은 오랫동안 중요한 항구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조수 간만의 차는 런던 브리지 기준으로 약 7m에 달하며, 수문의 수는 총 47개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역사적 배경

템스강은 고대부터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로마 제국이 도버 해협을 건너 브리튼 섬에 진출한 후, 템스강 변에 론디니움(Londinium)이라는 전초 기지를 세우면서 그 역사적 중요성이 부각되었습니다. 이곳에서부터 현재의 런던이 시작되었고, 이후 템스강은 유럽 역사에 깊이 포섭되었습니다. 놀랍게도 17세기에서 19세기까지 소빙기(Little Ice Age) 동안에는 템스강이 겨울철에 자주 결빙되었습니다. 특히 1683-84년 겨울에는 강이 두 달 동안 완전히 얼어 얼음 두께가 28cm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강 위에서 템스강 빙상 축제(River Thames Frost Fair)가 열렸으며, 사람들이 강 위에서 축제를 벌이는 진풍경이 연출되었습니다. 1812년에 열린 축제가 마지막으로, 이후로는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결빙 현상은 사라졌습니다. 템스강은 또한 영국 역사상 중요한 정치적 사건과 연관되었는데, 예를 들어 명예혁명 당시 제임스 2세가 망명할 때 옥새를 템스강에 던졌다는 일화가 유명합니다.

산업 혁명과 오염

산업 혁명 시기, 템스강은 영국의 산업 발전과 함께 극심한 오염을 겪었습니다. 그 당시 템스강은 영국의 공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똥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초기에는 비교적 엄격한 수질 관리가 이루어졌으나, 런던의 급속한 인구 증가와 산업 발전으로 인해 폐수와 생활하수가 정화되지 않은 채 강에 방출되면서 오염이 가속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오염 문제는 런던 전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1855년 당시 저명한 과학자였던 마이클 패러데이는 《더 타임스》에 템스강이 "썩은 냄새를 풍기며 부패하는 하수"와 같다고 기고한 적도 있습니다.

결국 19세기 중반에는 강에 서식하던 모든 물고기가 죽었고, 런던 국회의사당조차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강변에서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1861년에는 빅토리아 여왕의 부군 앨버트 공이 템스강의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장티푸스에 걸려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오염은 단순히 런던 시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친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1878년 프린세스 앨리스 호(Princess Alice)라는 배가 템스강에서 침몰하여 600여 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는데, 익사보다는 오염된 물을 마셔 질식사한 경우가 더 많았다는 사실은 당시 템스강의 오염 상태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같은 해에는 "대악취 사건(The Great Stink)"이 발생하여 국회가 임시 폐회할 정도였습니다.

템스강의 회복과 현대

템스강은 20세기 중반부터 대규모 정화 프로젝트를 통해 오염에서 벗어났습니다. 런던 전역에 하수관망과 하수처리 시설이 설치되었고, 이러한 노력 덕분에 1974년에는 템스강에 연어가 되돌아오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템스강은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인 환경 회복 사례 중 하나로 꼽히며, 이를 "템스강의 기적"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강 하류에는 물범과 고래 같은 대형 해양 포유류들이 다시 서식하게 되었고, 오늘날 템스강은 상당히 깨끗해져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수상 스포츠와 유람선 관광도 활발합니다. 그러나 2024년 기준, 템스강은 다시 오염 문제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최근 대장균 수치가 기준치의 10배에 이르렀다는 보고가 나왔으며, 수도 회사들이 홍수가 아닌 상황에서도 미처리 하수를 대량 방출하는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영국 정부는 수도 시설의 재국유화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템스강의 문화적 상징

템스강은 영국을 상징하는 강으로, 많은 문학 작품과 예술 작품에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윌리엄 워즈워스, 윌리엄 블레이크, 딜런 토마스, T.S. 엘리엇 같은 영국의 대문호들이 템스강을 소재로 한 시를 썼습니다. 셜록 홈즈 시리즈의 네 개의 서명(The Sign of the Four)에서는 셜록 홈즈가 템스강에서 기선을 타고 악당과 추격전을 벌이기도 합니다. 클래식 음악에서는 조지 프레드릭 헨델의 《수상 음악》(Wassermusik)이 템스강에서 공연된 바 있으며, 영국 대중 음악계에서도 킹크스(The Kinks)의 〈Waterloo Sunset〉과 〈See My Friends〉 같은 곡들이 템스강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주요 시설물

템스강에는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시설물들이 많이 위치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다리로는 고딕 양식의 도개교인 타워 브리지(Tower Bridge)가 있으며, 런던의 랜드마크로 손꼽힙니다. 밀레니엄 브리지(Millennium Bridge)는 세인트 폴 대성당과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연결하며, 2000년대를 맞이하여 새롭게 완공된 다리입니다. 또한, 조위 상승에 따른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 템스 배리어(Thames Barrier)라는 거대한 수문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템스강은 영국의 역사를 품고 있는 강이며, 수천 년 동안 산업, 문화, 정치의 중심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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