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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돌아보기/국가탐방 國家探訪

중국-일본 관계

by 경청 2024.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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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은 복잡하고 긴 역사를 공유하며, 그 관계는 시대마다 다양한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1972년,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의 당선으로 시작된 데탕트(긴장 완화)의 흐름 속에서 중일 양국은 극적인 국교 정상화를 이루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양국은 중일 공동성명을 통해 중요한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중국은 일본에 대한 전쟁 배상 청구권을 공식적으로 포기하면서, 두 나라의 관계는 새로운 장을 맞이하게 되었죠. 1978년에는 중일 평화우호조약이 체결되었는데, 이 조약은 상호 불가침, 내정 불간섭, 선린 우호 관계를 명시하며 양국 간의 평화적인 관계 유지를 약속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고대부터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질서에 어느 정도 순응해왔습니다. 일본은 한반도나 베트남만큼은 아니지만,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서 조공 체제를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세기 들어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화를 이뤄내며 전통적인 중화 질서를 무너뜨리기 시작했습니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은 군사적, 경제적 성장을 통해 강대국으로 자리 잡았으며, 1930년대 들어서는 중국을 본격적으로 침략해 중일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일본의 침략은 난징 대학살과 같은 참혹한 전쟁 범죄를 통해 중국인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고, 중국인들에게는 자존심을 짓밟힌 역사로 기억됩니다. 이 시기는 중일 관계에서 가장 암울한 시기로, 양국 간 적대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이후 일본의 패전과 더불어 양국의 관계는 점차 회복되었습니다. 특히 1970년대 이후 일본은 전쟁 후 경제적 성장을 이루며 대중국 외교에서 실리적인 접근을 강조했습니다. 일본은 전후 미국과의 긴밀한 동맹을 유지하며 친미 노선에 기반한 외교를 펼쳤지만,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 역시 중요한 외교 목표로 삼았습니다. 한편, 중국도 개혁개방 이후 경제 성장을 위해 일본과의 경제 협력을 중시했고, 그 결과 일본인들은 '중국통(中國通)'으로 인정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중국 인민일보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로 언급한 외국 귀빈 중 일본인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정치적·경제적 관계가 비교적 양호한 것과는 달리, 양국 국민 사이의 감정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과거사 문제는 중일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 중 하나로, 난징 대학살이나 일본의 731부대 같은 잔혹한 전쟁 범죄는 여전히 중국인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일본의 재무장 문제와 동아시아 내 패권 경쟁 역시 두 나라 사이의 갈등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 분쟁은 오늘날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이 문제는 중일 간의 영토적 갈등뿐만 아니라 양국 국민들의 민족적 자존심과도 연결되어 있어 더욱 해결이 어려운 문제입니다.

2010년대 이후, 중국의 경제력 성장은 중일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습니다. 중국은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으며, 이에 따라 양국 간의 경제적 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며 패권주의적인 외교 전략을 펼쳤고, 일본은 이에 반발하며 우경화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집권 이후 중일 관계는 특히 악화되었는데, 이는 단순히 과거사 문제를 넘어서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일본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더욱 적극적으로 반중 노선을 취한 데 따른 결과입니다.

중일 양국은 정치적, 경제적 협력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민족 감정과 역사적 상처가 깊이 남아 있어 상호 이해와 신뢰를 쌓는 데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본의 실리외교와 중국의 경제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양국 국민 간의 감정적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일 관계는 앞으로도 복잡한 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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