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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에너지

브라질 - 고이아니아 방사능 사고

by 경청 2024.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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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고이아니아 방사능 사고는 1987년 9월 브라질 고이아스 주의 수도인 고이아니아에서 발생한 역사적인 방사능 오염 사건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형 방사선 재앙 중 하나입니다. 이 사건은 극히 제한적인 지식과 안전 불감증, 그리고 정부와 관련 기관의 소극적 대처가 결합되어 발생한 비극으로, 방사성 물질의 관리 실패가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결과를 잘 보여줍니다. 사고로 인한 피폭자는 수백 명에 이르렀고, 사망자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피폭자들 역시 오랜 시간에 걸친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사고의 배경과 초기 상황

사고의 발단은 1985년, 고이아니아에 있던 한 병원이 낡은 구 건물을 떠나면서 암 치료용 방사선 기기를 방치한 것이었습니다. 이 기기는 감마선을 이용해 암 조직을 치료하는 장비로, 주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이 내부에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병원이 새로 이전하면서 이 기기를 폐기하려고 했으나, 건물 소유주와 법적 분쟁이 이어지면서 기기를 철거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중요한 방사선 장비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구 건물에 방치되었으며, 경비원 한 명만이 이를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경비가 느슨해졌고, 이로 인해 사고의 발단이 마련되었습니다. 1987년 9월 13일, 주변에 살던 두 명의 청년, 호베르투 아우베스와 와그네르 파헤이라가 구 병원에 침입해 값나가는 물건을 찾기 위해 병원 내부를 뒤지다가 낡은 방사선 치료기기를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이 기기를 고철로 팔아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기기를 집으로 가져갔습니다. 방사선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이들은 기기를 해체하기 시작했고, 기기 내부에서 주먹 크기의 금속 캡슐을 꺼냈습니다. 이 캡슐에는 강력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두 사람은 이를 전혀 알지 못한 채 호기심을 가지고 캡슐을 만지고 분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사능 누출과 급격한 상황 악화

9월 16일, 이들은 캡슐에 구멍을 내는 데 성공했고, 이때부터 세슘-137이 공기 중으로 누출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방사성 물질은 푸른 빛을 발하면서 주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그들은 이 푸른 빛이 신비로운 물질이라고 생각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호베르투 아우베스는 이 캡슐을 고물상 주인인 데바이르 페헤이라에게 팔았고, 데바이르는 이 물질을 자랑하며 이웃들을 초대해 가루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데바이르의 가족들과 이웃들도 방사능에 노출되었습니다. 사고의 심각성은 그때까지도 전혀 인지되지 않았고, 특히 고물상 주인의 6살 된 딸 레이데 페헤이라는 이 가루를 온몸에 바르고 심지어 밥을 먹을 때에도 손에 묻은 가루를 그대로 체내로 섭취했습니다. 이후 그녀는 심각한 방사선 피폭 증상을 보이며 점차 상태가 악화되었습니다.

사건의 확산과 대규모 피폭

세슘-137의 방사성 물질이 주변으로 퍼지면서 이웃들과 가족들, 그리고 이 물질을 만진 사람들 모두가 피폭되었습니다. 방사능 노출로 인해 피폭된 사람들은 구토, 설사, 고열 등 급성 방사능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들은 그들이 방사선에 피폭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단순한 감염이나 알레르기 반응으로 진단했습니다. 이는 방사능 물질에 대한 인식 부족과 대응 능력의 부족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9월 28일이 되어서야 고물상 주인의 부인 마리아 페헤이라가 문제의 가루를 병원에 가지고 가면서 방사능 누출의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병원 측은 곧바로 전문가를 호출했고, 세슘-137이라는 강력한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누출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세슘-137은 반감기가 30년에 달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감마선 방출 능력이 매우 강력합니다. 이 물질은 암 치료에 사용될 만큼 높은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하며, 신체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물질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피해 규모와 사회적 반응

사고가 밝혀진 이후 정부와 관련 당국은 즉시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해당 지역을 봉쇄했습니다. 고이아니아 지역 전체가 오염되었고, 약 10만 명의 사람들이 방사능 오염 여부를 검진받았습니다. 그 중 250여 명이 방사선에 피폭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대부분이 체내 피폭 상태였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들 중 대다수가 경미한 수준이었고, 이들 중 일부만이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심각하게 피폭된 사람들 중 4명이 결국 사망하게 되었으며, 그중 레이데 페헤이라라는 6살 소녀는 상징적인 희생자로 기억됩니다. 그녀는 방사성 가루를 몸에 발랐고, 체내에 섭취해 치명적인 피폭을 당했습니다. 사망자들의 장례식에서도 비극은 계속되었습니다. 방사능 오염에 대한 두려움이 극에 달한 주민들은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시신을 매장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사망자들은 두꺼운 납관에 안치된 채 콘크리트로 봉인된 무덤에 묻혔고, 이는 그들이 방사성 물질 자체로 취급된다는 상징성을 더했습니다.

사고 이후의 대응과 교훈

고이아니아 방사능 사고는 국제 원자력 사고 척도에서 5등급으로 분류되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방사성 물질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 부족과 관리 소홀, 정부의 늑장 대응이 대규모 재난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는 큰 경각심을 느꼈습니다. 사고 이후 브라질 정부는 방사성 물질 관리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고, 원자력 위원회는 방사성 물질의 안전한 보관과 처리 방법에 대한 엄격한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방사능 피폭의 심각성을 알리고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도입되었습니다. 국제적으로도 이 사건은 방사성 물질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으며, 방사선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고이아니아 방사능 사고는 방사성 물질의 관리 부주의가 얼마나 큰 재앙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세슘-137이라는 작은 캡슐 하나에서 시작된 이 사건은 브라질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방사선 안전에 대한 재평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사건은 방사성 물질이 어떻게 다루어져야 하는지, 그리고 그 위험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며, 방사선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교훈을 남긴 사건으로 기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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