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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돌아보기/한국역사 韓國歷史

다국시대 多國時代

by 경청 2024.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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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 가야, 탐라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따르면, 신라(新羅)가 기원전 57년(紀元前 57年)에 가장 먼저 건국되었고, 이어서 고구려(高句麗)가 기원전 37년에, 마지막으로 백제(百濟)가 기원전 18년에 건국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백제와 신라의 경우, 고고학적 실증 자료의 부재로 인해 《삼국사기》에 기록된 건국 연대를 수정하여 내려야 한다는 설이 어느 정도 지지를 받고 있다. 풍납토성(風納土城)과 몽촌토성(夢村土城), 그리고 나정(蘿井) 등의 발굴로 인해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설은 다소 약화되었지만, 여전히 완전히 극복되지는 않았다. 특히 1세기에서 2세기까지 신라와 백제가 서로 전투를 벌였다는 기록이나, 진흥왕(眞興王) 이전의 신라군(新羅軍)이 오늘날의 함경도(咸鏡道) 지역까지 올라갔다는 기록 등은 거의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이 신뢰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삼국(三國)인 고구려, 백제, 신라가 등장하는 시점부터 대체로 삼국시대(三國時代)로 분류하지만, 실질적으로 한반도에 다른 소국(小國) 없이 삼국만 있던 시기는 가야 제국(伽倻諸國)이 신라에 병합된 562년부터 백제가 멸망하는 660년까지로, 고작 98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외부의 소국들, 예를 들어 탐라국(耽羅國) 등은 반독립적으로 존재했다. 3세기 중엽의 《정사 삼국지(正史三國志)》 위서 동이전(魏書 東夷傳)에서는 한반도 중부 이남에 78개국이 존재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이 외에도 옥저(沃沮), 예(濊), 부여(夫餘) 등도 여전히 존재했다. 더불어 한사군(漢四郡)의 잔재로서 낙랑군(樂浪郡)이 미천왕(美川王) 때인 4세기 초에야 최후를 맞았다.

 

따라서 삼국시대로 불릴 수 있는 시기는 아무리 일러도 4세기 이후이며, 국정 국사 교과서에서는 위서 동이전에 등장하는 국가들을 삼국시대 이전의 국가들로 분류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대체로 3세기까지를 원삼국시대(原三國時代)로 정의하며 삼국시대에서 제외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실질적으로 각국이 주변 일대의 패권을 확립한 것은 고구려가 2세기에서 3세기, 백제는 4세기, 신라는 5세기 중엽 이후부터였다. 가야(伽倻) 또한 6세기 초중엽까지 존속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삼국시대로 정의할 수 있는 시기는 약 100여 년 정도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사국시대(四國時代)라는 용어를 제안하기도 하지만, 그 역시 허점이 많아 삼국시대보다 더 적합한 표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가야가 중앙집권국가로 발전했다면 사국시대라는 명칭이 사용되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기 전에 멸망했기 때문이다.

 

가야 연맹체(伽倻聯盟說)에 대한 설명도 있지만, 최근에는 가야 연맹설이 부정되고 있으며, 가야 안에 리더십이 있는 거수국(渠帥國)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었던 것이 그 이유로 꼽힌다. 마한(馬韓)은 영도국(領導國)이 교체되었음에도 늘 하나의 유력한 영도국이 존재했던 반면, 가야는 초기에는 금관국(金官國), 고자국(古自國), 안라국(安羅國), 독로국(瀆盧國) 등의 사두 체제(四頭體制)를 유지하다가, 후기에는 반파국(伴娑國), 안라국, 고자국의 삼두 체제(三頭體制)를 이루었다.

 

삼국시대 외에도 낙랑국(樂浪國), 옥저(沃沮), 동예(東濊), 부여(夫餘), 두막루(豆莫婁) 등의 국가들이 존재했으며, 탐라국(耽羅國), 우산국(于山國) 등도 삼국과 병존하거나 그 이후까지 존속했다. 이러한 소국들은 삼국이 중앙집권국가로 발전해 가는 과정에서 정복되거나 병합되었고, 일부는 반독립적 상태로 존속했지만, 대체로 삼국의 세력 확장에 의해 사라지거나 흡수되었다.

 

삼국시대란 용어는 삼국이 신라로 통일된 이후 역사적 과정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사후적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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